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조기유학 장점, 단점을 알아보자.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 온 지 거의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요즘 챗GPT 등 AI를 이용해 틀린 정보를 무차별하게 쓰는 사람들이 많아 이 글을 쓰게 된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조기유학 장점, 단점에 들어가기에 앞서
최근 한 유학원이 현금 20억원을 들고 있지 않으면 국제학교 루트를 타지 말라고 조언한다는 중앙일보의 기사가 크게 회자되었다. 여유 있게 유학비용을 쓰자면 말레이시아에서도 충분히 그 정도 이상으로 소요된다. 그러나 비행기가 1등석만 있는가, 이코노미석도 있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는 좌석이 많은 보잉 기종과 같다. 1등석, 비즈니스석, 이코노미석 등이 모든 가격대로 구성이 되어 있다. 아마도 이게 가장 큰 장점이다. 현금 20억 쓰는 유학자금에서 10억 원 정도가 고교까지의 과정에서 사용되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그 이하로 쓰고도 졸업할 수 있다. 밑에서 다시 자세히 설명하겠다.
말레이시아가 비 영어권이라고 무시되는데, 사실 이 나라는 영어만이 서로를 소통해줄 수 있는 도구이다. 즉 말레이 토종 66%, 중국계 말레이인 22%, 인도계 8%, 외국인 4%로 구성돼 이들이 함께 의사소통하려면 영어밖에 없다. 그래서 완전 영어권에 비해 떨어지지만 일상생활에서 영어가 두루 쓰일 수밖에 없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조기유학 장점
1. 다양한 가격대의 학비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가운데 쿠알라룸푸르 국제학교를 보면 '영국계 3대장' 학교가 있다.
Garden International School, Alice Smith School, BSKL(British School of Kuala Lumpur)이다. 이들 학교 고교 과정은 이미 10만 링깃(약 3300만 원)을 넘긴 지 오래다. 이들 학교를 보내며 몽키아라와 같은 고급 주거지(아니면 한국식 학원시스템이 완비된 곳)에 살면 학생 1명 보내도 1년에 7000만 원은 기본이다. 과외라도 보낼라치면 그냥 돈이 줄줄 샌다.
그러나 말레이시아가 인근 싱가포르, 태국, 인도네시아 보다 좋은 점은 중가, 저가 국제학교도 있다는 점이다. 인근 국가 국제학교들은 기독교 학교가 아니면 국제학교의 학비는 비싸게 상향 평준화되어 있다.
이들 영국계 3대장 학교 아니면 중고가라고 할 수 있는 학교(학비 2000만 원~3000만 원대)와 중가 학교(학비 1300만 원~2000만 원)도 있고, 그 밑에 1년에 600만 원 정도 되는 학교들까지 있다.
지금도 한국인이 많이 다니는 쿠알라룸푸르 암팡의 Seyfol 국제학교의 경우 Y1 학비가 연간 16590 링깃, Y11 학비가 연간 31440 링깃이다. 즉 540만원 부터 시작해 1030만 원으로 끝나는 저렴한 학교이다. 한국인들은 이곳에서 한국의 서울대를 비롯해 세계 유수의 학교로 뻗어나갔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는 심지어 우리가 잘아는 영국계, 미국계 외에도 호주계, 독일계, 프랑스계, 일본계, 한국계 국제학교도 있다.
2. 생활비가 한국 보다 적게 든다
한국보다 확실히 생활비가 적게 든다. 주거비의 경우 몽키아라의 경우 최고 12000링깃(약 400만 원) 짜리도 있지만, 이것은 거의 백인 주재원들이 사는 곳이고, 한국인의 경우 3000링깃(약 100만 원)에서 7000링깃(약 230만 원)까지 다양하게 골라서 산다. 페낭, 조호바루 등 지방 도시로 가면 3500링깃이면 '기러기 아빠'가 와서 둘러봐도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집은 구할 수 있다.
월세라서 부담은 되지만 한국을 생각해보라. 한 달 100만 원이면 강남 원룸도 얻기 힘들다. 청소비, 엘리베이터 사용료 하면 120만 정도는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밖에 외식비도 한국에 비해 70~90% 정도에 그치고, 전기료도 한국에 비해 싸다. 한국에서 20만 원 넘을 전기료가 이곳에서는 4만 원이면 될 정도이다. 전기를 많이 써야 하는 업종의 한국 기업들이 말레이시아에 진출하는 이유이다. 자동차 기름값도 2.05링깃으로 거의 4~5년째 동결이다. 리터당 약 660원이다.
3. 한국과 가까운 위치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의 또다른 큰 장점이다. 비행기로 6시간 반이면 닿는다. 이로 인해 '기러기 아빠'가 틈이 나면 휴가차 나올 수 있다. 또한 중국, 인도 등지에 주재원으로 근무하다가 한국에 귀임하는 가족들의 경우 말레이시아에 아이와 엄마를 떨궈 놓고 가기도 한다. 국제학교를 마저 졸업하라는 의도이다.
6시간 반에 저렴한 항공편인 에어아시아가 있다 보니, 절약형 조기유학을 보내기가 안성맞춤이다.
4. 중국어 학습 가능
많은 유학원들이 이를 장점으로 말하지만, 사실은 장점을 나열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할 때가 많다. 말레이시아를 택하는 가정의 대부분은 공부를 스트레스받지 않고 하면서 영어를 배워서 가길 원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미 공부 근육이 형성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사실 영어 하나 하기도 벅차고, 학습도 따라가기 힘들어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조기유학 10년 차에 중국어까지 하는 경우는 한 3명 봤다. 그 수많은 한국인 가운데서도 말이다. 정말 엄마가 독하게 마음먹고 시키지 않는 한 대부분 하다 만다.
그렇다고 이 나라가 중국어 학습이 가능한 환경도 아니다. 대부분 과거에는 집에서 페낭의 경우 호켄어(푸젠 성 사투리), KL의 경우 광둥어(광둥 성 사투리), 간간히 하카어(남부의 객가 언어)를 쓴다. 중국 표준어인 만다린은 다들 중국학교에서 배운 것이며, 집에서는 사투리를 쓴다. 따라서 한국인의 중국어 학습은 학교에서, 그리고 과외로 배워야 한다.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거의 배우지 못한다는 게 정설이다.
5. 치안이 안전하다
말레이시아의 치안은 비교적 잘되어 있다. 밤에 돌아다니지 않으면 되고, 이슬람 문화이다 보니 음주가 허용되지 않아 취한 자들의 소란도 거의 없다.
소매치기와 오토바이 소매치기, 오토바이 자해공갈단이 있다고 하며, 이런 사건들이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 때도 있지만 빈번한 것 같지는 않다.
6. 공부는 선택이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장점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한국 학생들 분위기가 공부에 힘쓰지는 않는다. 이곳에서 우수한 한국학생들은 주재원의 자녀 또는 일부 공부에 타고난 학생들 정도이다. 대부분 중국어, 바하사 말레이어 등의 반에서 최하반을 전전하며, 중학교에 들어가서 수준반 수업을 하면 수학과 과학의 최상급반에 편성된 한국 학생은 몇 안된다.
하지만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조기유학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기는 한다. 요즘 승승장구하는 한 쿠알라룸푸르 국제학교의 경우 좋은 성적이 뒷받침되어서 그런지 좋은 학생들이 몰려들어, 서로 공부를 하는 WIN WIN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는 점이다. 참 조기유학 10년 차에 처음 보는 광경이라 생소하다.
7. 여행의 요충지이다
말레이시아에는 저가 항공사 에어아시아가 있다. 이곳에서는 멀게는 호주, 가깝게는 중국 쿤밍, 베트남 등 인도차이나 반도, 위로 태국, 아래로 인도네시아, 좌우 옆으로 필리핀, 인도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큰맘 먹고 가야 할 장거리 여행이 이곳에서는 지척 거리이다.
기러기 아빠가 장기 휴가를 내고 올 때 이렇게 가족 여행을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최적의 여행 베이스캠프이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 조기유학 단점
1. 영국계 국제학교를 제외하면 미국계 국제학교와 IB국제학교가 드물다
말레이시아 국제학교는 180개가 넘는다. 이 가운데 미국계 국제학교는 몇 개 안 된다. 요즘 뜨는 커리큘럼인 IB 국제학교도 마찬가지로 적다.
미국계 국제학교는 KL에 ISKL(미국계 시그너처 스쿨, IB학교), OASIS국제학교(AP 스쿨)가 진짜 미국 물이 든 학교이다. 나머지 MKIS, IGBIS는 전 과정 IB국제학교인데, 미국계라고 표방했을 뿐이다. 즉 미국인 정교사의 숫자랑은 무관하고 졸업생이 미국에서도 인정하는 학교라는 의미이다. 즉 KL에 4개 있고, 페낭에 기독교 Dalat 국제학교 1개가 있고, 조호바루에 Raffles, Forest city국제학교 2개가 있다.
Dalat을 제외한 미국계 학교는 모두 연간 학비 3000만 원을 우습게 보는 값비싼 학교들이다.
IB국제학교 역시 KL에는 미국계 ISKL MKIS IGBIS, 영국계 Nexus국제학교, Fairview국제학교 등 5개뿐이다. 여기에 페낭의 Uplands국제학교까지 치면 모두 6개에 불과하다. 값비싼 IB학교인 데다 학교마다 장단점이 뚜렷해 선택에 애를 먹는다. IB학교를 선택하려 하거든 말레이시아에 오면 안 된다. 이는 미국계 학교도 마찬가지이다. ISKL이 미국계 학교를 대표하기에는 너무 공부를 잘하지 못한다.
2. 중국학생, 한국학생이 너무 많다
중국은 수년 전 시진핑의 과외 금지령으로 인해 영어 배우기가 힘들어진 상류층들이 미국, 캐나다, 호주 등으로 떠나고 있다. 말레이시아도 그들에게는 좋은 유학 선택지이다.
한국 역시 수많은 학생들이 말레이시아에 둥지를 텄다. 한 페낭 국제학교의 경우 2년 전 15명이 한꺼번에 와서 한 반을 만들었는데, 중국인 9명, 한국인 6명이었다고 한다. 서로 말이 안 통해서 애를 먹었다고 할 정도이다. 실제 코로나로 나오지 못했던 기간을 빼고 2022년부터인가 두 나라 학생들의 공습이라고 할 정도로 많이 늘었다.
전반적으로 두 나라 학생들은 몰려다니고, 공부를 안 하며, 서로 충돌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중국학생들이 애국교육을 받아 한국을 심하게 비하하는데, 대개의 한국학생들은 이를 피하지만, 일부 학생들은 이를 맞받아쳐서 중국학생들 전체로부터 공격받곤 한다. 반면 한국학생들은 각자도생이다. 역사책을 많이 읽은 나의 아들이 산 증인이다. 참으로 힘들었다.
3. 영어 느는 게 오래 걸린다
한국인 일본인은 영어와 어순이 정반대라서 습득에 어려움을 겪는다. 중국인은 어순이 같아 우리보다 훨씬 유리하며 발음상도 이점이 있다. 나는 한 중국 여자아이가 입학 3년 만에 영어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고 프랑스학교로 전학가 2년인가, 3년인가 다니면서 프랑스어까지 완벽하게 구사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아들 중국어 과외교사(중국 우한 초등학교 1학년 담임교사 출신)의 딸이라서 잘 안다.
문제는 학교에서 사용하는 영어로는 한계가 있고, 영어가 아이의 언어 운영체제(OS)에서 한국어를 압도할 정도로 몰입된 환경이 아니기에(즉 미국, 영국과 같은 원어민 환경이 아니기에) 영어를 능숙하게 하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 번은 10년 이상 말레이시아에 머문 학부모에게 내가 2, 3년 차일 때 정도에 물어봤다. 그녀는 답했다. "영어를 조금 안정감 있게 한다는 것은 한 6년 걸린다"라고. 그때도 수긍했지만, 나에게 누가 묻는다면 "한 10년은 걸릴 것이다"라고 답할 것이다. 국제학교는 영어를 배우는 곳이 아니라, 영어로 공부하는 곳이다. 영어의 유창성은 스스로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런 연습이 없이 갑자기 누가 길게 말해보라고 하면 버벅대는 게 현실일 것이다.